인생의 시간은 쓰기와 함께 온다

 

새해 해맞이 한 게 엊그제 같은데 1월도 벌써 중반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간 빠르죠? 나이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던데, 그건 기억에 남을 만한 새로운 경험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라네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고, 호기심도 없고, 그날이 그날 같고……. 일상이 촘촘하지 못하고 성기게 구성되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특별히 하는 것도,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시간만 빨리 가니 삶이,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심리학적인 문제 같습니다. 지난 시간이 흥미로운 기억으로 가득할 때 시간은 상대적으로 덜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우리 어렸을 적을 떠올려 봐도 맞는 말 같습니다. 호기심 많고 흥미로운 것도 많던 어린 시절, 시간은 참 더디게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는 심리학적 요인 외에 생물학적 요인이나 사회학적 요인도 한몫 한다는군요. 체내에서 생산되는 신경전달물질 중에 흥분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게 10년에 10퍼센트씩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합니다(50세만 돼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ㅠㅠ). 도파민이 줄어들면 자극에 대한 반응도나 흥분이 떨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시간 또한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그밖에 시간을 자신이 아닌 가족이나 회사 등 남을 위해 쓰는 것도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된답니다.

시간에 대한 감각은 이처럼 정신적(심리적)이고 신체적(물질적)이고 사회‧문화적인 여러 요인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시간이 가는 걸 막을 수야 없겠지만, 더디게 가게 할 수는 있습니다. 빨리 가게 하는 요인들을 뒤집어 놓으면 되겠지요. 도파민 분비량이 덜 줄어들게 하고(운동을 열심히), 시간을 남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많이 쓰고, 새로운 경험과 자극에 자신을 끊임없이 노출시키고, 흥미로운 기억으로 가득 채우고…… 그러면 삶은 훨씬 강렬하고 풍요로워지며 시간 또한 훨씬 덜 빨리 가게 됩니다. 한마디로 인생을 예술처럼 살라는 말이죠. 글쓰기, 작품 쓰기, 책쓰기는 대표적인 예술활동에 속합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은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예술을 높이 평가하고 삶을 예술작품처럼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예술로 인한 높은 삶의 강도와 밀도가 주는 충만감 때문일 겁니다.

우리네 삶은 반복입니다. 매일매일의 그 반복을 풍요로운 반복으로 만들 것인지, 헐벗은 반복으로 만들 것인지는, 하기 나름입니다. 올 한해도 매일매일은 빠짐없이 찾아올 것이고, 기념해야 할 날들 또한 어김없이 찾아올 겁니다. 생일, 기념일, 발렌타인데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학, 졸업, 입사, 은퇴, 환갑, 칠순…… 이런 날 우리는 최대한의 사랑을 표시하기 위해 선물을 고민합니다. 그러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고”, 선물의 세계는 더욱 작습니다.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발렌타인데이에 그렇게 많은 초콜릿이 팔리고, 화이트데이에 그렇게 많은 사탕이 팔리고, 어버이날에 그렇게 많은 카네이션이 팔리는 이유입니다.

선물에 좋은 선물 그저그런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쓰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런 소비용품 말고, 그래도 개인의 시간과 삶을 촘촘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촉발하고 도와주는 선물이 좋은 선물 아닐까요.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주고픈 그런 선물의 경우라면 더더욱 말이죠.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사람을 가장 강렬하게 노출시키는 ‘베스트 중의 베스트’ 선물은 바로 읽기, 쓰기와 관련된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저희가 글쓰기, 책쓰기에 특화된 ‘엑스플렉스’라는 출판문화공간을 만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엑스플렉스에는 쓰기와 읽기 강의를 개설하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원칙 혹은 기준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선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귀한 사람들―부모, 자식, 형제, 연인, 친구, 동료―에게 아무거나 선물로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런 심정으로 정성껏 마련한 프로그램들입니다.

엑스플렉스는 글쓰기, 책쓰기와 관련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유용하고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글쓰기 프로그램도 물론 좋지만, 엑스플렉스의 특장점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책만들기와 관련한 프로그램들입니다. 책에 적합한 원고의 모든 것―글쓰기, 목차짜기, 제목잡기 등―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코칭을 받고 싶으신 분들은 <저자양성소>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1:1로 전문에디터의 조언과 피드백을 받으면서 원고를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 원고는 그동안 써놓은 게 꽤 있는데, 책을 어떻게 만들지 몰라서 막막하시다면 <텐북스>에 문의하세요. 속시원한 해결책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럼, 원고를 직접 쓸 능력이나 형편이 안 되면 책을 낼 수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 바로 <말로 쓰는 자서전>입니다.

「응팔」이 재미있고 감동적인 건 살아가는 이야기,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기록하고 글로 쓰면 책이 됩니다. 책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권위로 빛나지 않더라도 윤기나고 충만하게 자기만의 생을 꾸려가는 건 누구나의 권리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진출을 앞둔 20대가 자신의 포부와 비전을 담은 『나, 유재건』이라는 책을 펴내면 어떨까요. 이 책을 구직활동할 때 자소서와 함께 제출해 보면 어떨까요. 이번에 정년퇴직을 하는 아버님의 『30년 은행원일기』는 어떻고, 칠순을 기념해서 『유재건가(家) 이야기』를 펴내는 건 또 어떨까요.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의 『응답하라 2학년 4반』은 또 어떻구요.

한 해의 시작은 언제나 결심하고 작심하는 시간들로 채워집니다. 그 많은 작심들 맞은편에는 거의 같은 수만큼의 작심삼일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강조해야 할 것은 ‘3일’이 아니라 ‘작심’이니까요. 삶을 반복이라고 했을 때 3일 단위로 계획하고 실행하고를 반복하는 삶은 얼마나 의미있고 충만할까요. 1년 내내, 3일마다 작심하면 1년을 100년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엑스플렉스에는 읽고, 쓰고, 책을 내는 3강짜리, 5강짜리, 8강짜리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작심3강, 작심5강, 작심8강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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