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버러버덥덥- 나를 구해줘

천재 과학자가 손주와 함께 차원을 달리하며 기묘한 여행을 한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기이한 종족들과 친구를 하며 사고를 치고 다니고 또 수습을 하기도 한다. 천재 과학자 릭은 언제나 술에 취해 있고, 어디를 가든 손주 모티를 동반한다. 국내에서 소개를 할 때 많이들 <백투더퓨처>를 언급하지만, 나에게는 <닥터후>가 먼저다.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 내는 과학자(doctor), 그리고 차원(dimension)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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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앤 모티>, 아는 사람은 아직 적을 텐데, 이제는 한국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만..만세! 넷플릭스 감사합니다…ㅠㅠ

<릭 앤 모티>의 기발함과 유머도 우선 놀랍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릭(천재 과학자 할아버지)의 내면이다. 그는 늘 술과 트림을 달고 살고, 말도 거칠고, 아무것도 중한 게 없는 듯 군다. 그저 뭔가 연구에 몰두하고 있고 괴상한 발명품을 만들어내기 일쑤다. 수업 따위는 철처하게 무시하며 학교에 가야 한다는 손주를 꾀어 차원여행을 다닌다. 그러면서 그가 늘상 내뱉는 말은 “워버러버 덥덥(Wubba Lubba Dub Dub).” 마치 노래를 부르는 듯한 이 멘트는 술주정 내지는 즐거움의 표현인 듯하지만 나중에 밝혀지는 것으로 이 뜻은 “나는 너무 고통스러워. 제발 날 구해줘”였다. 언제나 술을 다고 살고 늘 취해서 도무지 말짱한 정신이 되지 않는 것 역시, 그는 너무나 고통스러우므로 스스로를 마비시켜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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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많은 사람들이 <릭 앤 모티>를 볼 것이므로(이런 것도 김칫국이라고 하던가…?)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지만, 결국 이 <릭 앤 모티>를 통해서 우리가 깨닫는 것은 인간의 고독과 인간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다.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천재여도,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 혼자서는 행복할 수도 없다. 위악으로 스스로를 싸고 있지만, 사실 가장 아끼는 손주 모티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는 할아버지. 그의 고독과 고통은 바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에서 연원하는 것이고 그것은 술로도 사랑으로도 시공간을 넘는 여행과 모험으로도 어찌할 수 없다.

“루틴, 반복, 시시함, 단조로움, 덧없음, 불합리, 추상, 무질서, 지루함, 불안, 권태.. 이런 것들은 진정으로 우리가 영웅이 되는 데 있어서의 적으로, 정말로 공포스러운 것들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진짜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러스, 『페일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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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일부러 존재하지 않고, 그 누구도 어디에 속하지 않지. 그리고 우리는 모두 죽을 거야. 그러니 와서 TV나 보자.”

농담과 시시껄렁함으로 가득한 것 같지만, <릭 앤 모티>는 사실 절실하게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손을 내미는 이야기다. 아무리 내가 잘났더라도 내가 나로 기능하기 위해서 우리는 타인을 필요로 한다. 나에게 화도 내고 잘하라고 말도 해주고 좀 더 잘하라고 격려도 해주고 즐겁게 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남을 흉볼 수도 있는 그런 누군가. 이런 절실함은 우리가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늘 잊지 않게 해주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내면, 자아, 나를 찾는 여행, 힐링… 이런 말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많이 반복되어서 누구에게도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나’를 들여다보고. 그런 시간을 통해 남과 관계맺고, 그 관계를 통해 서로가 조금은 덜 고독함을 느끼도록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관계가 단절되었다고, 소통 같은 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우리에게 아직 그 불가능함을 믿지 않는 순진함 같은 게 남아 있음을 믿는다. 산다는 건 함께 산다는 말이고, 즐겁다는 건 함께 즐겁다는 말일 것이므로.

 

*아직 순진함이 남아 있는 당신에게 권하는 ‘나를 찾는 시간’ <마음그림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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